2014년도 체콥술루 합작에 제출했던 글입니다. [STELLA]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을 대상으로한 신체훼손이 있습니다. 참고부탁드립니다. 01. 이 동네에서 길을 잃곤 하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이는 빨간 지붕에 환희를 터뜨렸다. 사람 냄새였다. 저곳에서 무엇인가 알 수 있을 거야, 최소한 마실 물이라도 있겠지. 그런 마음에 냅다 엑셀을...
이는 뼈가 아니다. 싫다고 말했다. 높은 건물 하나 없는 촌구석에 둥글둥글하고 허연 건물이 들어선다면 하늘에서 떨어진 어금니로 보일게 뻔한데, 그마저 하얗게 페인트칠을 한다니. 마케팅이라 친다 하더라도 눈과 비에 표면이 부식되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하늘에서 떨어진 썩은니였다. -병원이름은 ‘하나님, 임플란트 싸게 해드려요.’ 정도로 충분하지 할 테다.- 그런...
#RememberHim #RIPAntonYelchin
저항군 시절의 닥터는 우주 밖으로 쫓겨나는 꿈을 꾸곤 했다. 자신은 맨몸의 상태였고 손끝부터 스며드는 한기는 그만두라 멈출 세도 없이 허겁지겁 달려들었다. 빛을 받아드는 눈동자로 태양의 그림자들이 어른거렸다. 깊게 막혀드는 숨길에 허둥지둥 거리다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꿈에서 깨어 숨을 가다듬고 있노라면 무슨 일이냐 총을 들고 설치는 동료들의 고성이 귀를...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두피를 타고 이마로 그리고 코끝으로 떨어졌다. 축 늘어지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알렉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건물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깨끗한 인도 사이를 걸어 다녔다. 하나같이 검은 우산들이었다. 알렉스는 생각했다. 여기가 어디지? 기억을 더듬어도 자신이 도시 한복판에서 비를 맞고 있는 이유는 해결...
#01 직전에 보살폈던 아이는 8살로, 놀라울 정도로 말을 안 들어 처먹었다. 모든 말을 귓등으로 듣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놀이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싶으면 손에 잡히는 것들을 모조리 던져댔다. 깨진 유리잔만 해도 10개가 넘었고 포크는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며 나무찻장에 꽂혔다.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유리잔 한 개의 가격은 ...
#00 체콥은 바위에 걸터 앉아 젖은 흙을 바라보았다. 그의 머리 위로 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두피를 흐르는 차가운 기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커크는 그들의 작은 동굴을 라이터로 훅 훑었다. 몇 번이나 했던 짓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행동을 반복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들이 산을 적시고 있었다. “가자.” 커크가 그렇게 말했다. “좋아요.” 체콥이 그...
# 술루씨, 저는 여태 ‘깊은 어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몇 안 되는 친구들이나 부모님은 우주의 깊은 어둠을 어떻게 견디느냐 물었어요. 그 차갑고 깊숙한 공간을 어떻게 버티느냐고요. 그럴 때마다 무섭지 않다고 대답했어요. 무섭기는 커녕 아름답다고. 각각 머무를 자리에 행성들이 돌고 있고, 우리가 타고 있던 엔터프라이즈호 곁으로 자잘한 운석들이 무리를 지어...
모두가 같은 삶들 - CHAPTER. 01 정치인들 가운데 ‘미스터 몽키에게 걸리면 경위서감도 할복감으로 변한다.’라는 농담이 있었다. 이 농담을 처음 들었을 때 동료들은 난색을 표하며 ‘인종차별이야.’하고 술루의 눈치를 봤지만 정작 술루와 그의 친한 동료 루이즈는 깔깔 웃으며 ‘할복감이래. 할복감!’하고 감탄했다. 이내에 웃음기를 싹 지우며 ‘진짜 뱃가죽...
침묵의 서사 알렉산더 몽은 눈을 좋아했다. 정신없이 붉게 칠해진 캔버스 위로 하얀색 물감을 치덕치덕 발랐다. 그가 자주 그리는 표현 방식이었다. 술루가 잠시 책을 내려놓으며 ‘크리스마스 캔디?’하고 물어보면 몽은 시원스러운 입 꼬리를 추욱 내리며 ‘무덤 위의 눈.’하고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활자로 시선을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몽이 우울함을 가지...
더이상 소년이 아닌 그들을 생각하면서 1장 션은 6년 동안 34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리 많지도 않았지만 적지도 않은 양이었다. 봉투 안에는 4-5장의 편지지가 있었다. 글씨가 엉망인건 둘째 치고 철자와 단어 선택이 뒤죽박죽이었다. 교수님께서 읽어달라고 하실 때면 아예 빨간색 펜으로 틀린 글자들을 쭉쭉 고치며 읽어 드려야할 정도였다. -교수님은 그것들을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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